국방: 장성들의 약장등(11.16 토)
'서울 집결' 한미 별들 가슴 수놓은 알록달록 장식은 뭘까
입대 후 군인으로서 걸어온 길 대변하는 ‘가슴에 다는 명예’ 약장ㆍ기념장
직책ㆍ표창ㆍ영예 등 다양한 상징… “빽빽할수록 치열하게 살았다는 의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이달 23일 0시)를 앞두고 최근 미군 핵심들이 방한해 우리 군 당국 수뇌부와 회의를 했다. 매년 이맘때쯤 열리는 양국 합동참모의장 간 군사위원회(MCM) 회의와 국방장관이 마주앉는 안보협의회의(SCM)다. 종료가 임박한 한일 간 협정(미국은 한일 지소미아를 자국의 안보 이익이 걸린 한미일 공조의 토대로 여긴다)이나 미국이 올해 분담금의 5배(약 6조원)를 내년부터 내놓으라고 요구 중인 한미 방위비(주한미군 주둔비) 분담 협상에 대해 몰려 온 그들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무슨 압박 발언을 메시지를 내놓을지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주목된 건 발언뿐 아니었다. 한미 고위 장성들이 착용한 정복의 왼쪽 흉부 쪽에 매달려 있는 다양한 색상ㆍ모양의 알록달록한 표식이 뭔지 새삼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등 미군이든 박한기 합참의장, 최병혁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등 우리 군 장성이든 상관없이 수십 개 별들의 가슴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6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 표식은 ‘약장’과 ‘기념장’이다. 약장은 제복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패용하게 하는 것으로 훈ㆍ포장 약장과 표창 약장, 직책 근무 약장, 영예 약장 등이 있다. 표창 약장은 국방부 장관이나 합참의장, 육ㆍ해ㆍ공군 참모총장 등 장성급 지휘관(준장 이상)이 주는 표창을 받는 사람만 달 수 있다. 직책 근무 약장은 말 그대로 해당 직책으로 근무한 사람들만 달 수 있는데, 군별 소대장과 중대장이 해당하고 영관급 부대 이상이면 주임원사부터 달 수 있다. 군인으로서 달 수 있는 최고 직책 근무 약장은 군인 신분으로 최고위인 합참의장 약장이다. 영예 약장은 항공사격대회 입상자나 최우수 조종사, 전쟁 영웅 등 영예를 획득한 사람들만 달 수 있는 약장이다.
약장을 다는 것도 규정이 있다. 군별 복제 규정을 준용하되, 표창과 직책 근무 약장은 최대 3개까지 달 수 있다. 패용 가능한 약장이 15개 이하이면 전부 달 수 있고, 영예 약장은 개수 제한이 없다.
근속이나 국가적 행사에 기여한 공로로 달 수 있는 기념장도 있다. 전투 또는 공무 수행 중 부상한 군인에게 수여되는 약장이 있고, 1988년 광복절 기준으로 40년 이상 복무한 군인 및 군무원은 ‘건군40주년’ 약장을 단다. 걸프전이나 유엔 평화유지군(PKO)에 파병된 사람들, 1988년에 서울에서 열린 올림픽에 참여했거나 경호 임무를 수행했던 사람,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참여했거나 경호 임무를 수행했던 사람들도 별도의 약장을 단다. 10년, 20년, 30년 이상 근속한 현역 군인이 다는 근속 약장도 있다.
결과적으로 한 군인이 달고 있는 약장을 보면 그가 걸어온 길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당사자에게는 약장이 곧 자부심과 긍지인 셈이다. 한 군 관계자는 “군인 왼쪽 가슴이 약장과 기념장으로 빽빽한 건, 군인으로서 치열하게 살아 왔다는 의미”라며 “때로는 위압감을 주는 계급장보다 가득 매달린 약장을 보고 존경스러운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한때 임의로 약장을 구매해 다는 꼼수를 쓰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정부가 정당한 약장 수여자들과 구별하기 위해 만든 게 상훈법 벌칙 조항이다. 품위 유지 의무 등을 어기면 처벌을 할 수 있다.
미군도 육ㆍ해ㆍ공군과 해병대, 해안경비대 등이 달 수 있는 약장과 기념장이 50종이라고 한다.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나라를 지키는 사람들은 심장 위에 매달려 있는 약장과 기념장으로 자신의 군 인생을 말한다. 국적과 처지가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 군의 박한기 합참의장과 주한미군사령관과 한미연합군사령관, 유엔군사령관, 주한미군 선임장교 등 4개의 모자를 동시에 쓰고 있는 에이브럼스 미군 대장이 서로 상대방에게 강한 유대감을 갖고 있는 건 그들의 왼쪽 가슴에 달려 있는 약장ㆍ기념장에 대한 존경심일 수도 있는 것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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