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사장님이 전직원에게 보낸 메일(12.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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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오영식 사장님 편지 전문(feat.눈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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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 직원까지 메일을 다 보내셨네요..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사랑하는 철도 가족 여러분! 오영식입니다. 여러분과의 동행은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 정들었던 코레일을 떠납니다. 우리 함께 걸었던 길은 비록 짧지만 의미있는 걸음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여러분의 눈은 국가 기간산업을 책임지는 철도원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있다는 자긍심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새벽을 깨우고, 폭염과 혹한을 이기며,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존경하는 철도 가족 여러분이 바로 제가 코레일 사장으로서 갖고 있던 자부심의 이유이자 근거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너무나 춥고 뼈아픈 겨울이 왔습니다. 그동안 국민이 믿고 탈 수 있는 안전한 철도를 만들겠다고 혼신의 힘을 다해온 우리의 노력이 지난달 오송역과 엊그제 강릉선 KTX 사고 등 연이은 불미스러운 사고로 한 순간에 무너져 버렸습니다. 국민과 맺은 소중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불편과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잘못입니다. 모든 것이 다 저로 인해 비롯된 일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번 사고의 현장에서 코레일이 가진 희망의 씨앗을 보았습니다. 남강릉분기점에서 살을 에는 추위와 싸우며 40여 시간 쉼없는 복구 작업을 해내고야 말았던 여러분, 진부역, 강릉역을 오가는 대체버스 안에서 목청높이 사과하고 안내하며 국민 불편을 줄이고자 애쓰시던 여러분의 모습을 저는 오래도록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철도 가족들의 뜨거운 헌신에 가슴에 다 담을 수 없는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철도 가족 여러분! 코레일 가족이 된 첫날의 기억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한분 한분 손을 잡고 철도공공성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던 마음을 기억합니다. 여러분께 드렸던 약속을 생각해보면, 작으나마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SR 통합을 통해 국민 편익을 최대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철도 발전을 위해 전문가와 소비자,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뛰었고, 이제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최초로 비정규직 제로화를 달성하며, 대규모 채용으로 청년 구직자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었습니다. 대립과 갈등을 뛰어넘어 대화와 타협으로 오랜 숙제를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노사가 함께하면 새로운 철도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과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그동안 우리를 괴롭혀왔던 인건비와 정원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었고, 유능한 인재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공정과 발탁에 기반한 인사혁신을 해냈습니다. 남북의 철길을 하나로 잇고,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자랑스러운 한국철도의 미래가 이제 우리 눈앞에 와 있습니다. 마지막 작별 인사에 앞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공공철도로서의 사명을 지키고 다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꾸었던 꿈을 부디 잊지않고, 이뤄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철도 가족의 일원으로서 여러분들을 응원하겠습니다. 그동안 저와 함께 뛰어온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다시한번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짧지만 평생 잊지못할 동행을 마치며 2018년 12월 11일 오영식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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